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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구 카이와 칭구 태민의 대결 - 조각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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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구 카이와 칭구 태민의 대결 - 조각

플라주(FLAGE) 2016. 5. 23. 20:57


  "카이씨, 이번에는 몸을 틀어봐요. 네, 그렇게요."
  "고개 틀어볼래요? 아니, 반대편으로."
  "팔 머리에. 네. 그 자세로 표정만 다르게 10컷만 더 찍을게요."


1시간 동안 한 메이크업이 녹아내릴 듯한 조명의 온도. 연이어 들리는 셔터 소리. 포토그래퍼의 요구 사항. 2시간 째 계속되는 촬영. 이곳은 바로 나의 직장…은 무슨.


  "야야. 오늘 선생님 장난 아니신데? 저렇게 열심히 하시는 모습 처음 봐."
  "나도. 확실히 모델에 따라 열정이 달라지시나 봐."
  "하긴. 카이 씨정도면 나도 그렇겠다."


어이. 당신들은 이게 열정으로 보여? 난 뒤끝으로 밖에 안 보이는데?


  "됐어요. 의상 갈아입고 15분 뒤에 다시 시작할게요."
  "……."


고개를 끄덕이고 나는 대기실로 향했다. 졸면서 촬영을 지켜보던 매니저형도 날 뒤따라 왔고.


  "너 이번 화보 짱이겠다. 태민 씨가 완전 열…"
  "아오!! 짜증나!! 저거, 저거!! 와씨!!"
  "야?"
  "저게 열심히 하는 거로 보여? 진짜?! 와, 형, 웃긴다!!"
  "뭔 개뿔 뜯어 먹…"


욕하고 싶은 걸 간신히 참으며 머리를 마구 헝클였다.


  "저거 나한테 삐쳐서 그래!!"
  "에? 아는 사이였어?"
  "어!! 고딩 때 내가 말 없이 유학 갔다고 시위하는 거거든!!"
  "……뭐?"


뒤끝 쩌네, 이태민!! 너만 뒤끝?! 나도 뒤끝이다, 이제!!



@




  "네! 오늘은 모델계의 라이징스타 김종인 씨를 모셨습니다! 인사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모델 김종인입니다."
  "정말 뵙고 싶었어요~ 모시기가 어찌나 힘들던지! 조금만 튕겨주세요~ 네?"
  "죄송해요. 한창 쇼가 많은 시즌이라…"
  "그렇죠. 얼마 전에 포토그래퍼 태민 씨와 함께 작업하셔서 화제가 됐었는데, 두 분이 동창이셨단 소식에 다시 검색창이 난리였었어요. 두 분이 친하셨나요?"
  "아. 태민 작가님이요? 하하. 많이 친했죠."


초반부터 튀어나온 태민이란 이름에 매니저 종대는 손에 땀이 차오름을 느꼈다. 종인아, 네 눈이 번뜩인 거 내 착각이라 말해주지 않으련? 제발… 상대는 어린 천재로 프랑스에서도 유명한 이태민이라고… 네가 막 미국에서도 떴지만서도 아직은!


  "툭하면 제 뒷통수나 때리는 중위권 친구였죠. 하하."


종대는 슬그머니 휴대폰 전원을 쓰고 종인은 보았다. 저 눈빛은 필히… '보고 있나, 이태민.'



@




  「모델 김종인이 태민은 친구 머리 때리던 그저그런 학생이었다고 밝혀 화제다. …(중략)… 방송은 오는 14일 토요일 밤 8시에 방영될 예정이다.」


  "……."
  "풉. 와, 이태민 이미지 친숙도 20% 상승하겠다. 김종인 짱!"
  "…죽는다, 김키 형."
  "아~ 나가면 되지? Good night!"


쪼잔한 새끼. 한두 번을 이따위로 부풀려? 6시간 촬영에 15컷 실린 게 그렇게 서럽디? 한판 붙자고!!


  「♪카톡!」
  「Round 2, I win. 1:1」


  "…깜종 새끼 주제에! 아악!!"


낄낄대며 물개 박수를 치는 모델계의 스타 1인과 책상을 치며 짜증내는 사진계의 실크로드 1인의 심히 초딩스러운 밤이 지나가고 있었다.



@




주택가에서 큰길 사이의 길목에 위치한 편의점 앞. 교복을 입은 종인은 손목 시계를 내려다보았다. 7시. 곧 나올 때가 되었군. 왼손으로 뒷머리를 감싸려는 순간에 이미 그림자는 종인을 덮쳤다. 퍼억! 하는 둔탁한 소리와 끙끙거리는 소리와 으하하하 웃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아오, 씨…"


퍽.


  "욕하면 못 써, 깜종."
  "밤비 같은 새끼…"


예상치 못한 시간차 공격. 평소보다 2초 일찍 나오다니, 이건 반칙이야! 여자 반 애들이 꺅꺅거리는 눈물 어린 종인의 눈이 태민을 향해 이글거렸다.


  "난 그 눈빛에 반응 안 하거든? 배꼽 친구를 뭘로 보고. 가자!"
  "후… 키도 작은 게."
  "…씨밤바. 똥킥이나 먹어라."
  "아악!! 이태미인!!"


분노의 질주 : 더 모닝(the morning)



@




  "큭큭. 아, 고소해. 이태민… 내가 당하기만 할,"
  "종인아."
  "아, 왜, 종대 형! 난 기쁨을 누릴,"
  "…태민 씨가 트위터에 6개월 만에 글 올렸는데… 봐."


  「까맣던 무존재 깜종! 촬영 즐거웠어!^^ 드디어 존재감이 딱! 축하해~」


  "……아!! 짜증나!!"


쿠션을 내려치는 종인을 보며 매니저 종대는 기도했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온전하게 지켜달라고 말이다.



@




  "야, 야! 대박!! 이번에 종인이 화보 태민이 찍었대!!"
  "헐!! 진심?!! 진짜 좋아!!"
  "티저 컷 오늘 1시에 뜸!!"
  "끼아오!!!"


고3 교실임에도 불구하고 여고였기 때문에 기사 하나에 여고생 무리들은 꺅꺅거렸다.


  "그런데 너 이번에 썰 들었어?"
  "뭔데?"
  "태민하고 종인이가 동창이었다는데?"
  "…더 대박!! 끼리끼리 논다더니!! 거봐! 내가 둘이 닮았댔잖아!"
  "그런데 태민이가 종인이한테 삐쳤대나 뭐래나."
  "…에이. 그 시크한 사진 작가 이태민이? 요새 썰은 믿을게 못 돼요."
  "나도 그 생각 중."


썰도 가끔은 사실을 전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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