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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파이어(Danger)

플라주(FLAGE) 2016. 5. 23. 23:13

  "이렇게 밤에 나오는 것도 오랜만이다. 안 그래?"
  "워낙 바빴어야지. 너랑 내기 한판이라도 해야 하는데 형님 몸이 안 좋으시다."
  "어련하시겠어요, 이태민 형님~"


여유롭게 한강을 산책 중인 청년 둘을 노리는 뱀파이어의 눈이 붉게 빛났다. 그녀는 몇 백년의 생활에 이골이 난 상태였고, 저 청년 둘은 자신에게 유희를 줄 수 있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다. 확신에 찬 지금, 망설일 이유는 전혀 없었다. 여자는 곧바로 몸을 날려 둘의 목을 옆으로 꺾었다.


  "컥, 윽, 아…"
  "누, 억… 아악!!"


급소를 뚫어 자신의 피를 주입시키고 여자는 둘의 목을 가볍게 손에서 놓았다. 잘생긴 인간 둘이 목을 부여잡고 처절하게 자신의 밑에서 변해가는 과정은 그녀에게 즐거움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먼저 뱀파이어화를 마쳐가는 남자에게 손을 뻗는 순간, 여자의 심장은 말뚝으로 뚫렸고 그녀는 순식간에 재가 되어 사라졌다.


  "자네들 사정은 안타깝게 생각하네."


중년의 헌터가 아직 변해가는 중인 태민의 심장을 향해 말뚝을 던지자, 카이는 빠르게 말뚝을 쳐내고 헌터의 흉부를 뚫고 심장을 터뜨렸다. 피가 낭자한 한강 변에서 카이는 동맥에 말뚝이 박힌 태민을 안고 그대로 사라졌다.





뱀파이어(Danger) (w. kamongflage)
Kai(Kail) & Taemin & Jongin







카일은 새빨간 침대에 누워있는 태민의 머리를 쳐다보다 의사에게 설명해보란 손짓을 해보였다.


  "말뚝이 뽑히고 상처가 아물면서 머리가 하얗게 변하셨습니다. 아무래도 치유를 위한 에너지가 동맥에 쏠리면서 머리카락 색소가 감소하게 된 것 같습니다."
  "말뚝 하나에 백 년이라…"
  "말뚝에 독 성분이 워낙 강하기도 했고, 심장 부근에 공격을 당한 것이다 보니 회복이 오래 걸리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상처가 다 아무신 점과 침대에 뿌린 피가 눈에 띨 정도로 줄어드는 점으로 보아 눈을 뜨실 때까지 얼마 안 걸리실 겁니다."
  "나가는 길에 비서에게 태민이에 대한 정보를 되살리라고 알려주겠어?"
  "예. 그럼 가보겠습니다."


은색인지 흰색인지 모를 태민의 머리카락을 건드려보다가 카일은 입 밖으로 탄식을 내뱉었다. 추가로 해야 할 말이 방금 생각났기 때문이다.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하다 카일은 자신이 흩뜨려놓은 태민의 머리를 정리해 주고, 공간을 찢어 의사의 앞으로 이동했다. ─카일의 능력은 좌표 계산을 통한 공간 이동이다.─ 의사는 언제 봐도 적응이 되지 않는 능력에 숨을 들이켰다.


  "무슨, 하실 말씀이라도…"
  "한국 가수 김 종인 좌표도 알아보라고 전해줘."



*





스케줄을 마친 종인은 침대에 쓰러지듯 누웠다. 약을 지속적으로 복용 중인데도 허리 통증은 나날이 심해져만 가는 까닭이었다. 통증을 버티기보다 잠에 들기를 택한 종인은 순식간에 고른 숨을 내뱉으며 잠에 빠져들었다. 그리고 얼마 후, 공간이 찢어지고 종인의 옆에 카일이 나타났다. 카일은 종인의 허리를 슬쩍 보고는 그를 향해 몸을 숙였다. 미약한 반(半)인간의 숨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종인은 카일이 자신의 피와 다른 뱀파이어의 능력을 이용해 만든 또다른 자신이었다. 백여 년 전, 인간 카이로서의 숨이 끊기고 아버지에게 빌고 빌어 프리메이슨─숨은 정부, 혹은 그림자 정부라 불리는 유대인 엘리트 집단을 일컫는다. 유대인 출신의 뱀파이어 다수가 속해있다.─에 합류한 후 만들어낸 존재였다. ─카이는 유대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아로, 아버지의 뜻을 거스르고 한국에서 지내고 있었다.─ 외양은 자신을 닮았되 한국인에 더 가깝게 빚은 존재로, 인간으로 지내고 있지만 카일이 각성시킨다면 언제든 뱀파이어로 변할 수 있는 피를 지니고 있었다. 불완전한 존재로서의 종인의 한계는 가수에겐 치명적일 허리였다. 한계를 허리로 정하고 종인을 인간일 당시 제 이름이었던 카이(KAI)로 데뷔시킨 것은 모두 카일 제 뜻이었다. 인간일 당시 못다이룬 제 친구 태민의 꿈을 들어주기 위한. 태민은 무대 위에 카이와 함께 서보는 것이 꿈이었다.


  "종인. 각성을 명한다."


잠든 종인의 목이 꺾이고 카일이 자신의 송곳니를 갖다댄 순간이었다. 카일의 온 혈관이 거세게 뛰어댔다. 카일은 종인에게서 몸을 떼어내고 자신의 가슴에 손을 얹어보았다. 

태민이 깨어난다. 카일은 기분 좋음에 입술을 물었다 놓았다.

그 사이 종인은 정신을 차렸고 자신과 데칼코마니 같은 카일의 모습을 보고는 눈을 크게 떴다. ─그는 위의 그 어떤 사실도 알지 못한다.─


  "다음을 기약하자."


비소를 머금은 카일은 그대로 사라졌다.



*





태민은 거세게 뛰는 맥박을 느끼며 침대에 흩뿌려져 있는 피를 흡수하고 있었다. 쇠가 목을 긁고 있는 듯한 갈증에 모든 걸 파괴하고 싶은 생각이 온 몸을 잠식해 나갔다. 침대는 빠르게 붉은 빛을 잃어갔다.


  "카이."


훅 끼쳐오는 강한 기운에 대민은 팔을 뻗어 공간이 찢기기도 전에 카일을 제 앞으로 끌어왔다. 처음 겪는 일에 카일의 눈은 커져있었다.


  "반가워."


카일의 대답을 듣기 전, 태민은 카일의 손목을 물어뜯어 피를 먹기 시작했다.
그 어느 때보다 상쾌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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