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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 타니까 청춘이다 : ep.3 용하였느냐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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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 타니까 청춘이다 : ep.3 용하였느냐

플라주(FLAGE) 2016. 5. 23. 23:31

이극(怡劇) 시대에 용은 신으로 받들여져 온다.

용은 불규칙적으로 한 아이를 선택하고, 그 아이는 당연하게 예비 왕으로서 인간들에 의해 키워지고 교육받는다. 그리고 그 아이가 성인이 되면 왕의 권위를 갖고, 기존 왕은 빛이 나며 사라진다. 용의 선택을 받은 왕은 다음 왕이 나타날 때까지 늙지 아니하고 죽지 아니한다. 오로지 용의 선택으로 왕이 정해지고, 왕의 폭정을 막기 위해 왕은 가정을 만들지 않는다. (아이가 용의 선택을 받으면 부모는 그 아이를 용의 아이라 생각하여 자신의 자식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용이 어떤 형태를 하고 있는지는 왕만이 알고 있으며 알려진 바가 없다.



*





  "카이."
  "네, 디오님."


하얀 비둘기가 새하얀 옷을 입은 사내로 변하였다. 현(現) 이극 시대의 용은 일정한 형상을 갖고 있지 않았다. 용의 모습을 카이(현 이극 시대 114대 왕)에게 보인 적은 없으나 용은(디오) 하얀 비둘기의 모습과 지금 사내의 모습을 좋아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용은 위 두 모습을 카이에게 자주 내비쳤기 때문이다.


  "그거 알아?"
  "뭘 말씀하시는 거죠?"
  "용의 아이가 선택되는 시기가 새로운 용이 태어나는 시기야."
  "제게 알려주셔도 되나요?"
  "네가 말하고 다닐 성정도 아닌데, 뭐."


카이는 디오의 칭찬에 민망해서 자신의 뺨을 한차례 긁었다.


  "아."
  "네?"
  "용은 어떻게 태어나는 줄 알아?"
  "음… 알에서 태어날 것 같습니다."
  "어느 정도 맞아. 가장 중요한 게 있어."
  "뭘 말씀… 아…?"

  '내 용체를 보인 건 처음이구나.'


카이의 머릿 속에 울림이 퍼졌다. 용의 형상을 본 것은 처음이라 손이 떨렸다. 용은 무척 밝고 윤기나고 우아하였다. 디오는 멍해진 카이의 정수리를 주둥이로 툭 건들이고 마저 말을 이어갔다.


  '접해야 아이가 생기지.'


디오는 웃으며 날개로 카이를 감싸안았고, 카이는 날개 속에 묻혀 보이지 않았다.





썸 타니까 청춘이다
episode 3. 용하였느냐







  "야. 김쫑."
  "어."
  "나 용 꿈 꿨어."
  "뭐?"
  "우리 동생 생기나?"
  "미친?!"


종대는 종인의 머리를 퍽 소리가 나게 때렸다. 그리고 부모님이 그렇게 생각이 없으시겠냐며 쫑알쫑알 종인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지금 태어나도 우리랑 10살이 넘게 차이나는데 그게 말이 되냐, 네 개꿈을 왜 엄마한테 떠넘기냐 어쩌고 저쩌고. 결국 종인은 자신의 귀를 후벼팠다.

아, 시끄러.


  "야, 너 카톡 옴."
  "알갔. 내가 알아서 봄."
  "누구임?"
  "모르는 번호인데?"
  "넌 가족들 번호도 저장 안하잖아."
  "응."


저런 배은망덕한… 종대는 종인의 대화창을 흘끔 보고 어딘가 익숙한 상대자명에 흠칫했다. 됴경수…? 도경수?!!


  [안녕, 종인아.]
  [나 종대 친구인데 너랑 친해지고 싶어서. ㅋㅋ]
  [잘 부탁해ㅇㅛ]
  [아 왜 오타. 잘 부탁해요ㅇ]
  [아.. 또.. 잘 부탁해용]
  [헐. 아니 저것도 오타야. 용이 뭐야.......]


…용 꿈이 이거였나……? 종인은 입술을 한 번 씰룩거리고 즐겨찾기를 터지했다.


  [ㅇㅇ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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