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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AGEDITION
경수는 마주보고 있는 거울에서 멍하니 위아래로 흔들리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며 멀미가 났다. 토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던 것 같다. 아아… 어쩌다 사방이 거울인 연습실에서 이러고 있게 된 거지? 하지만 제대로 된 사고를 시작하기도 전에 경수는 높게 소리지르며 갈색 생머리를 더 꽉 잡아당길 수밖에 없었다. “디디.” “아, 카이… 제발… 읏! 아!” “집중, 하라니까.” “하고, 흑!! 하고 있어. 살살… 제발…” “디디는 다, 후, 티가 난다니까.” 춤을 추고 노래를 하는 공간이라 그런지 질척이는 소리가 더욱 울리는 것 같아서 괜히 민망해 죽겠는데, 이 남자는 자존심 상할 정도로 섹스를 정말 잘해서 더 죽을 것 같았다. 카이가 그렇게 세뇌시키는 ‘집중’이라는 단어를 머릿속에서 되새기다가 결국 경수는 항..
[쪼끄만 남자 아기랑 아빠가 전철에 탔는데 너무 귀엽다ㅠㅠㅠ 아빠: 깨물어도 돼? 아기: 앙대… 아빠: 박치기 해도 돼? 아기: 아앙대… 아빠: 뭐 해도 돼? 아기: 뽀뽀해도 돼. '-'* 아빠: …뽀뽀해도 돼? '-'* 아기: 해도 돼~ (쪽쪽쪽)] 백현은 SNS에서 뜨거운 반응과 함께 열심히 돌려지고 있는 글을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활자로 보고 있을 뿐인데도 왠지 모르게 굉장히 익숙한 말투였다. 짐작 가는 인물들이 있었지만 혹시 몰라서 댓글을 살펴봤다. 역시나 아빠에 대한 인상착의도 올라와 있었다. [생긴 대로 논다더니. 말투처럼 아빠랑 아기 둘 다 대박 귀여웠어요. 아빠는 귀 때문인지 요정처럼 생겼고 아기는 걍 요뎡....☆ 내게 장가오지 않으련....? (철컹철컹)] "이거 분명 박찬열…" "나..
"하아…" 숨을 옅게 내쉬고 눈을 천천히 떴다. 커튼 사이로 들어오는 얇은 한 줄기의 빛조차 익숙하지 않았다. 나는, 뭐지?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처음 보는 이가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다. 아니, 처음 보는 게 아냐. 무의식적으로 깨달았다. 나와 연관되어 있어. 혈관이 꿀렁거렸고 손에 경련이 일었다. "디오." 카이다. 분명 카이야. 누구에게도 들은 적 없는 이름이지만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깨닫기도 했다. 그를 죽여야 해. 목을 뜯어내거나 심장을 뚫어버려야 해. 그는 고개를 꺾고는 피식 웃었다. 분명 내 손이 떨리는 걸 본 걸 거야. 죽여야 해. "이리 와." 디오는 자신에게 뻗힌 팔을 쳐내고 목을 비틀어 꺾어버렸다. 쿵하는 소리가 울렸고 디오는 가슴을 부여잡은 채로 창 밖으로 뛰어내렸다...
마법학교 호구와트 (w. kamongflage) KAI x D.O. Thanks for 보리 디오는 카이가 싫었다. 아니, 정정하자. 카이의 ‘더듬이 머리’가 싫었다. 항상 졸린 듯 팅팅 부은 눈을 하고서는 그 더듬이 머리로 감정을 표현하는 게 거슬렸다. 딱딱한 표정 때문에 오해를 자주 받는 타입이어서 어쩌면 그 머리가 부러운 것일 수도 있지만, 거슬리는 건 거슬리는 거였다. "디오?" 단 두 음절과 끝이 올라가는 억양만으로는 보통 사람이라면 그 뜻이 다 전달되기 어렵다. 하지만 카이는 정수리쪽 머리카락이 물음표로 변함으로써 그 뜻을 명확히 전달할 수 있었다. ‘디오, 무슨 생각해?’ 디오는 괜히 고서를 휙휙 넘겼다. 가위를 불러내서 저 머리카락을 자르고 싶었다. 싹뚝. "디오오…" 이번엔 머리카락이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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