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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라이뚜 햅삐니쑤 04 본문

Long

딜라이뚜 햅삐니쑤 04

플라주(FLAGE) 2016. 5. 24. 12:58
딜라이뚜 햅삐니쑤 04
: 실수인가 고의인가, 그것이 문제로다
(w. kamongflage)
Chanyeol x Baekhyun with Chan&Hyun







  [우리 찬현이들 완전 귀엽죠!! #찬이는압빠를 #현이는어마를 #닮았네]


찬열의 인스타그램에 찬이와 현이가 똑같은 야구복을 입고 웃는 사진이 올라왔다. 좋아요 개수와 댓글 개수가 1초 단위로 증가했다. 간혹 가다 가족으로 인기 얻으려고 하지 말라는 악플이 올라오긴 했지만 99%는 다 좋다고 엉엉 우는 댓글들이었다.


  [이름이 찬이랑ㅠㅠㅠㅠㅠㅠ 현이래ㅠㅠㅠㅠㅠ]
  [박찬… 박현… ㅠㅠㅠㅠㅠㅠ 누나에게 장가 와줘라!!!ㅠㅠㅠㅠㅠㅠ (철컹철컹)]
  [아내 분 성함에 ‘현’이 있나봐요!!!! 그래서 아내 분은 언제 공개해 줄 거니…?]


인스타그램 댓글창에서는 거의 다 애들이 귀엽다는 얘기 뿐이었지만, 트위터에서는 ‘아내 유추하기’가 한창이었다. 박찬열 닮은 애를 박찬이라고 이름 지은 거 보니 박현을 통해서 아내 분 이름에는 ‘현’이 들어간다라는 의견은 모든 팬들이 공감하는 바였다. 급기야 현이의 얼굴을 통해 아내 얼굴을 유추한 사진까지 등장했다. 그동안의 이상형 인터뷰를 바탕으로 단발이냐 생머리냐 파마냐로 내기가 이뤄지고 난리였다. 공공의 적을 알아내고야 말겠어!! 의대 준비하는 수험생들 마냥 투지가 불타오르고 있었다.


  [현이 코오 자? #feat큥맘]


현이는 백현에게 안긴 상태로 자는 사진이 뜨끈뜨끈하게 올라왔다. 사진의 포커스는 어깨에 볼을 댄 채 기절하듯 잠든 현이의 얼굴이었지만, 해시태그로 보아 아기를 안고 있는 사람은 문제의 아내임이 틀림없었다.


  [단발이네여ㅇㅇ 단발이면 그림 1127개 그리신다는 존잘러분 소환하시져ㅇㅇ]
  [그런데 여자치고 어깨가 넓네요. 나도 한 어깨 하는데 찬열아…ㅠㅠㅠㅠㅠㅠ]
  [목선이 예쁘긴 하지만 생각보다 두껍네영. 허헝.]
  [왠지 키도 클 것 같지 않아요??]
  [8ㅁ8 다들 ‘여자치고’를 강조하셔ㅋㅋㅋㅋㅋ 그래, 차라리 게이여라!!!!!!]
  [내가 갖지 못할 바에야 게이 부부여라!!!!!]
  [아니, 그런데 왜 다들 큥맘은 생각 안 하세요..ㅠㅠㅠㅠㅠ 코난 나와줘라!!!! 큥과 현이 뭔데!!!!]
  [아니. 왜 자꾸 멀쩡한 아내 분을 남자로 만듦? 개념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찬1열1이가 77ㅔ이 부부면 내 굿즈 다 나눔하겠음. ㅡㅡ 가능성 제로인 거 알죠? ㅡㅡ]



***





백현은 좀비처럼 우어어 괴상한 소리를 내며 소파에 쓰려졌다. 더이상의 육아휴직은 도저히 용납하지 못 하겠다면서 소속사 대표가 찬열의 귀를 잡고 끌고 나갔기 때문이다. 평소에 둘이서 맡던 찬이와 현이를 혼자 돌보려니 여간 정신 없는 게 아니었다. 아이들이 원래 엄마에 대한 집착이 더 강하다는 사실이야 알고는 있지만 어째 찬이와 현이는 더 심한 것 같은 느낌이다.


  “아우… 졸려……”


무음 모드인 휴대폰이 계속해서 초록색 LED를 깜박거리며 문자가 왔다고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있었지만 확인하는 것도 귀찮았다. 눈가도 떨리는 게 이건 필히 자라는 신의 계시야. 어차피 찡찡대는 찬열이 문자겠지, 뭐…… 안방에서 색색대며 자고 있을 찬이와 현이를 따라서 백현도 소파에서 눈을 감았다. 아직 찬열의 인스타그램을 확인하지 않은 상태였다.



***





  “형… 나 집에 보내줘…”
  “안돼.”
  “아, 왜!! 백현이랑! 찬이랑! 현이랑! 놀래… 우리 백현이 얼마나 힘들겠어. 엉?”
  “어림없어. 가사 다 만들고 가라.”
  “진짜 다들 나한테 왜 그러냐…….”


쓰라는 가사는 안 쓰고 계속 꼼지락대며 휴대폰만 만지작 거리더니 종국엔 거대한 덩치로 찡찡댄다. 하지만 ‘오늘의 박찬열 담당’을 맡은 대표는 꿈쩍도 안했다. 찬열의 우수에 젖은 눈망울은 쳐다도 안 보고 연예면 기사만 훑었다. 아, 맞다.


  “박찬열. 너 그런데 인스타에 백현 씨 올렸던데. 허락 받았어?”
  “나 백현이 올린 적 없는데?”
  “현이 안고 있는 사람 그거 백현 씨잖아.”
  “아아…”


박찬열 이 놈은 자신의 팬들은 과소평가 하는 게 문제다.


  “노린 건데.”
  “……?”
  “나 얼른 백현이 자랑하고 싶은데… 허락을 안 해주잖아… 찔끔찔끔 올리는 거지, 뭐.”
  “…….”


나야말로 이 자식을 과소평가 하고 있던 것 같은 이 느낌적인 느낌은 뭐지. 대표는 미간을 좁히며 찬열을 째려봤다. 너 그러다 백현 씨 집 나간다? 찬열은 짝눈으로 웃으며 우리 백현이는 착해서 그러지 않는다고 호언장담을 했다.


  “이거 타이틀곡 내 폰에 담아가도 되지? 우리 애들 들려주게.”
  “마음대로 해라. …수록곡 가사는 쓰고 가라. 어물쩡 넘어가려 하지 마. 집에 절대로 안 보내준다.”
  “거의 다 썼어.”


찬열과 백현의 결혼 사실은 가족들과 소속사 관계자들 소수를 제외하고는 비밀이어서 사실 지금 찬열의 휴대폰은 불이 나고 있었다. 특히 고등학교 때 자신들과 제일 친했던 종대에게서 연락이 미친듯이 오고 있다. 쩝. 찬열은 마지막 마디에서 막혀서 볼펜으로 머리를 긁었다.


  [야이요다야설마저거백현이냐너답장안할래 -김종대]
  [너번호안바꾼거다알아내가변백옆모습도모르겠냐이놈시키야 -김종대]
  [저거변백이라고뿌리기전에답장하라고이놈아 -김종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야이놈아ㅠㅠㅠㅠㅠㅠㅠ나한테이러기냐ㅠㅠㅠㅠㅠㅠ우리 절교해!!!! -김종대]


  “형! 다 썼어!!”
  “녹음은 이틀 뒤에 하자. 피쳐링은 네 말대로 세훈 씨한테 연락 넣어봤어.”
  “뿅. 그럼 나 간다!”


누가 쫓아오는 것 마냥 쌩하니 나가버리는 타칭 거대로리의 뒷모습을 보며 대표는 한숨을 쉬었다. 스캔들 빵빵 터뜨릴 바에야 차라리 게이가 되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는데 정말 남자를 떡하니 데려올 줄이야. 백현이 착하지만 않았으면 드라마 속 사모님 마냥 돈을 쥐어주고 찬열이 곁에서 썩 떨어지라고 외칠 뻔 했었다.


  [대표님. 저 박찬열 인스타 봤어요. 저 당분간 친정에 가있을 거니까 찾지 마세요. 찬이랑 현이도 제가 데려가요. -변백현]


  “……내가 이래서 허락한 거지. 암. 그렇고 말고. 역시 백현 씨가 아까워.”


팔은 밖으로 굽기도 한다.



***




  “배켜나~ 차나~ 혀나~”


평소라면 신발을 벗기도 전에 ‘아바!’ 혹은 ‘찬녈 옴?’이 귓가에 들려야 하는데 오늘은 집안이 조용했다. 아직 낮잠 자나 싶어서 찬열은 오자 다리를 휘적이며 집을 뱅글뱅글 돌아다녔는데 쌍둥이와 백현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뭐지?


  “장 보러 갔나?”


백현은 찬이랑 현이를 도저히 혼자서는 이끌지 못 하겠다고 웬만하면 찬열이랑 나가거나, 커밍아웃은 아직 힘들다고 인터넷 주문을 주로 하는 타입이다. 성향이 몇 시간만에 바뀔 리가 없는데… 우리 백현이는 항상성을 띠는 아이인데… 뭐지……. 찬열은 허벅지를 긁적이며 소파에 털썩 주저앉았다.


  [이 자식아. 누가 인스타그램에 내 뒷옆모습 올리래. ㅡㅡ 맞을래? 벌이야. 나랑 찬이랑 현이는 떠난다. 빠빠이. #큥맘이떠나가네 #ft김건모]


  “……헐.”


찬이랑 현이가 그림 그릴 때 쓰는 스케치북 종이가 떡하니 TV 화면에 붙어있었다. 평소 둥글둥글한 글씨체가 아닌 반듯반듯한 고딕체인 걸 보니 진짜 화난 것 같다는 느낌이 엄습했고, 찬열은 황급히 종이를 떼어내서 흰색 부분만 길게 찢었다. 그리고 뒷면에 날림체로 글을 쓰고 찢은 종이는 눈물처럼 눈 밑에 붙이고 울상을 지으며 셀카를 찢었다. 백현이 분명 수시로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확인할 게 분명했다.


  [내가 잘못했어… ㅠㅠㅠ]


종이 눈물과 함께 피켓으로 든 종이에는 [큥아 찬아 현아 얼른와ㅠㅠ]가 적혀있었다. 이걸 1초라도 더 빨리 백현이가 보길 바라는 찬열의 속마음도 모르고 댓글에는 ‘파차녈ㅠㅠㅠㅠㅠㅠㅠ 씹귀ㅠㅠㅠㅠㅠㅠ 미쳤나봐ㅠㅠㅠㅠㅠㅠㅠ’ 부류의 댓글만 달리고 있었다. 배켜나…… 리트리버가 밥을 기다리는 것 마냥 찬열은 끙끙대기만 했다. 이럴 때 잘못 전화하거나 문자하면 백현이한테 족발당수 당할 지도 모른다.


  [ㅋㅋㅋㅋㅋㅋㅋㅋ박찬열ㅋㅋㅋㅋㅋㅋㅋ 그럴 줄 알았다ㅋㅋㅋㅋㅋㅋ 이제 좀 살 것 같네. 백현이 없이 잘 자라. ㅎㅎㅎ -김종대]


…아오, 종따이 이 자식…….


  [꺼져. -울큥이‘ㅅ’]


  “……배켜나…….”


찬열은 울망울망한 눈으로 차키를 집어들고 다시 신발을 신기 시작했다. 백현이 본가로 가면 있겠지? 사실 갈 곳이 생각보다 없는 둘이다.



후하후하. 찬열은 심호흡을 크게 하고 초인종을 눌렀다. 사건명 ‘박찬열의 변백현 아웃팅’을 구태여 장모님께 말씀드렸을 것 같지는 않은데 그래도 자기가 잘못한 게 있어서 쫄은 건 사실이다.


  “장모니임~ 찬열이 왔어요!”
  -어머어머. 잠시만! 아니, 얘네가 오늘 왜이리 불쑥불쑥 와. 잠시만, 사위!


다행히 백현의 어머니 목소리가 톤이 높았다. 찬열은 안심하며 어깨를 축 늘어뜨렸다. 백현의 부모님은 항상 사랑이 넘치시지만 아니다 싶을 때는 매우 엄격해지시는 타입이기 때문이다. 현관문이 벌컥 열리고 머리의 집게를 미처 빼지 않은 백현의 어머니가 찬열의 팔을 집안으로 이끌었다.


  “아휴. 오늘 작업하러 갔다면서 안 힘들어? 왜 왔어, 여기는.”
  “백현이 데리러 왔죠~ 그리고 오늘 그냥 가사만 쓰다 온 거라 하나도 안 힘들어요! 저 완전 쌩쌩한데. 피부 탱탱한 거 안 보이세요?”
  “얘 능청은… 그나저나 너희 둘 싸웠니? 백현이가 찬이랑 현이는 늙은 우리한테 맡기고 방으로 쏙 들어가서 나오질 않네…”
  “아침부터 쌍둥이들 혼자 보느라 피곤해서 그런 걸 거예요. 걱정하지 마세요. 찬이랑 현이가 워낙 자기 엄마 좋아하잖아요. …사실 그래서 저 조금 상처이긴 해요. 흑흑.”
  “애들 땐 원래 다 그런거야. 얼른 가서 백현이 깨워봐. 애 낳은 후에도 퍼질러 자기 바쁘네, 얘가 아주.”
  “넵. 아, 저 찬이랑 현이부터 좀 볼게요. 어딨어요?”
  “안방에 있어. 애들도 자는데 백현이부터 깨우지, 왜.”
  “에이… 오늘 제일 고생한 건 백현이잖아요~”


찬열이 애들을 깨우러 안방에 들어가는 모습을 보며 백현의 어머니는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싸운 게 티 나지만 그래도 자기 아들 제대로 챙겨주는 건 찬열이 밖에 없다 싶어서. 열 며느리 하나도 안 부러웠다.
낯선 공간이라 그런지 서로 손을 꼬옥 붙잡고 자고 있는 찬이랑 현이를 보며 찬열은 또 심장을 부여잡았다. 아… 십덕… 찬열은 무음카메라를 켜서 일단 그 모습을 찍어둔 후에 둘의 배를 살살 긁으며 일어나라고 속삭였다.


  “우웅… 아바…?”
  “응응. 아빠야, 아빠. 이제 집에 가야지.”
  “아바아……”


안아달라고 양팔을 쭉 뻗는 찬이랑 현이를 크게 한 번 안아주었다. 아직 졸린지 웅얼웅얼 뭐라뭐라 하는데 하나도 못 알아들었지만 찬열은 계속 ‘그랬셔? 응응.’ 대답해주며 애들을 잠나라에서 깨웠다.


  “아빠는 엄마 깨우러 갈게. 할머니께 가있어. 알았지? 찬이랑 현이랑 손 꼬옥 잡고.”
  “녜에……”
  “웅…”


눈을 비비는 찬이의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찬열은 백현의 방 쪽으로 향했다. 깼겠지? 깼을 거야. 그래. 문 열자마자 비는,


  “백현아내가정말잘못했어네가너공개하지말랬는데내가막너올려서너하루종일폰울리고김종대한테연락미친듯이받았을거알아그런데있잖아내가널정말자랑하고싶어서그런거지막다른마음이있는게아니다그러니까,”


읭?


  “…백현아, 자…?”


백현은 대자로 누워 침까지 흘리며 자고 있었다. 그리고 낑낑대는 강아지 소리를 내는 걸 보니 깊게 잠든 것 같았다. 이 정도로 자고 있을 때 백현은 누가 업어가도 모른다. 찬열은 씨익 웃으며 백현을 들쳐업었다. 억. 무, 무겁…지 않아… 최면을 걸었다.


  “장, 장모님, 저희 갈게요!”
  “찬열아! 백현이 쟤 무거워!”
  “괜, 찮아요! 찬이랑 현이 엄마 자니까 조용히 손 잡고 아빠 따라와야 해. 알았지?”
  “웅웅!”
  “바버야! 조용히 말해. 어마 코오 자아.”


찬이는 크게 대답하는 현이의 입을 턱 막고 형(?) 답게 현이 손을 잡고 찬열을 따라갔다. 그리고 주차장에서 아빠가 엄마를 조수석에 앉히는 걸 보고 현이랑 같이 낑낑대며 뒷문을 열어 끙차 차에 스스로들 올라탔다.


  “집으로 꼬우! 찬이랑 현이 조용히 해야 해? 엄마 코오 자.”
  “아바가 더 치끄러.”
  “압빠 쉬이!”
  “…….”


매음에 스크뤠치가…



  -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 너네!!!!!! 뭐야!!!!! 시벌탱!!!!!!
  “후비적.”
  -말로 그딴 말 하지 마!!!!!! 너네가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냐아!!!!!!!!!!! 동창회 때도 암말도 안 하더니!!!!!!!!! 결혼식을 아무리 작게 했어도 나는 불렀어야 지이!!!!!
  “야… 이거 아는 사람 진짜 얼마 없어…”


백현은 누워서 귀를 파며 찬열에게 셀카봉 더 높이 들라고 했다. 당분간 박찬녈은 내 노예임. 아침부터 난리야, 저 공룡 낙타는…


  -얼마 없는 사람에 나는 있어야 지이!!!! 이게 뭐야아!!!!!! 너희 진짜 미워!!!!!! 절교야!!!!!
  “감사.”
  -야아아아아아아!!!!! 쉬벌롬아!!!!!!
  “야. 빡찬. 영상 통화 캡쳐해서 인스타그램에 올려버려. 치끄럽네, 징쨔.”
  “오키.”
  “야야. 애들 있는 집에서 아무리 영상 통화라지만 욕이 뭐냐? 죽을래?”
  -아… 맞다. 미안.


…오. 얘 말 잘 듣는 게 부려먹기 좋은 삼촌이 될 수 있겠는 걸. 백현은 씨익 웃으며 찬열의 옆구리를 찔렀다. 걍 끊으셈.


  “치직… 어엇… 치직… 종, 대애, 야, 뭐라고?”
  -잡초 같은 것들아!!!!!!!!!! 지금이 21세기인데 뭔 발연기를 하고 자빠졌어!!!!!!!!!
  “아아아, 안 들려어… 치직, 치지직…”
  -야야!!!!!!!!!! 너희,
  “허헝.”


배를 땅땅하니 두드리는 백현을 보며 찬열은 인스타그램을 열었다.


  [공룡 낙타 친구에게 혼나는 중. 시끄러워 죽을 뻔. #벌이다요놈 #낙타를먹지마세요]



***





한창 야간자율학습이 진행되고 있는 시간에 버스 안은 한산했지만 빈 자리는 없었다. 오늘 하루를 박찬열 연습 구경하기에 투자하기로 한 백현은 서있어야 한다는 사실에도 개의치 않았다. ─야자를 빠진다는 사실에 기쁜 걸 지도 모른다.─ 찬열은 사실 민망했다. 연습할 때 땀도 엄청 흘리고 혼도 엄청 나는데 그런 모습을 백현이에게 보여주는 게 싫었다. 오늘 무슨 연습을 하는 날이더라? 수업 시간에도 굴리지 않는 머리를 굴리며 어떻게 해야 멋있는 모습만 보여줄 수 있을 지를 생각했다. 단순히 ‘잘’ 하면 해결되는 일인데 정작 그 단순한 방법은 생각지도 못하고 있다.


  “…….”


흘끔 봤는데도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가 뻔해서 백현은 코를 찡긋했다. 어차피 춤 추고 노래하는 애들은 다 신기할 뿐인데 내가 지 혼난 것만 신경 쓸 줄 아나. 오히려 멋있었다고 소문내면 소문냈지. 헹. 백현은 ㄴ자로 굽어진 찬열의 오른팔에 고개를 턱 얹었다.


  “무겁냐?”
  “……어?”
  “내 얼굴 무겁냐고오.”
  “아… 아니?”
  “그래, 그럼. 팔뚝 좀 빌리자.”


얘 왜이렇게 방싯방싯 거리지…? 그렇게 기대되나…? 설레게 웃기는 왜 웃고 그르냐아. 찬열은 백현의 이마를 검지로 퉁 밀어냈다.


  “갑자기 무거워짐.”
  “뭐시라?”
  “내가 반사신경이 좀 느리잖아. 그래서 네 얼굴 무게도 늦게 느꼈나봄.”
  “…장난?”
  “아니. 진심.”
  “…요다 시키가.”
  “멍뭉이 시키가.”
  “한 마디도 안 지지? 엉? 언제 이르케 컸냐?!”
  “난 너보다 항상 컸징. 난 곧 190cm, 넌 아직도 180cm 멀었잖아.”
  “…….”
  “아, 왜 때려어!! 팩트인데! 에프, 에이, 씨, 티!!”


몰라, 새끼야. 백현은 뒤쪽에 자리가 하나 나자마자 쌩하니 찬열을 지나쳐 앉았다. 박찬열 시키 오늘 얼마나 왜 얼만큼 혼나는지 내가 다 기록해 놨다가 데뷔하면 뿌려버릴 거야. 데뷔 못해도 뿌려버릴 거야. 시발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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